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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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지>

‘정소지’는 올해 아흔이신 나의 엄마시다.
1년 전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다가 올 일이라 생각은 했지만 아직도 받아들이기엔 불편하고 힘들다.
몇 해 전 부터 엄마를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엄마와의 시간이 길지 않으리란 생각에 그 모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처음에는 늙어 쪼그라진 모습을 찍는다고 싫어하셨지만
어느 날부터인지 카메라를 들어도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
거동이 불편하시게 되면서부터 집에서 일상의 모습들을 찍게 되었다.
 
사실 난 엄마를 따르거나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형제자매들에 비교해서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리란 생각이 늘 마음속에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바랐던 엄마에게 셋째 딸로 태어났으며,
유년시절을 기억해 봐도 아버지와의 추억만 떠오르고
엄마와의 추억이 떠오르질 않는 것도 그 이유다.
 
어찌되었건, 카메라를 들고 엄마 앞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엄마의 사소한 습관들과 몸짓, 말투, 화제의 대상 등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나에게도 큰 변화였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떠오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제 엄마는 나에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 같은 엄마가 되었다.
 
엄마는 잘 웃고, 때로는 아이 같고, 꽃을 좋아하고, 뱀을 무서워하고
이야기를 즐겨하고 부지런하며 자존심 강한 분이시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육남매의 가장으로 살아오신 지난한 삶에서
엄마 본연의 모습은 묻혀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마주 앉아 나를 바라봐 주시고, 웃어 달라 하면 웃어 주시니
가끔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그녀의 삶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엄마의 이름으로 말이다.
 
엄마의 구전시 1편
 
돌가지라 싹이 날까
더덕이라 움이 날까
움도 싹도 안 나는데
앙당 쇠파리 벗을 삼고
산천 초목에 누웠으니
어느 친구 찾아올꼬

 #돌가지=도라지의 방언 
 
 이둘점(Lee Dool Jeum)
 
저서
이둘점 사진집 ‘정소지’

단체전
2018 ‘사진이야기’ 미래디자인융합센터, 양산
       ‘나의 숨소리’ 갤러리 나우, 서울
2017 ‘UP‘ 스페이스닻 갤러리, 부산
       ‘부산국제사진제’ 부산문화회관, 부산
       ‘나의 숨소리’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2016 ‘부산에 산다’ 반도갤러리, 서울
       ‘일상다반사’ 미래디자인융합센터, 양산
2015 ‘리뷰하기, Review-ing’ 부산문화회관, 부산
2014 ‘셀프, 나를 실험하다’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2013 ‘꿈사진, 사진꿈’ 부산문화회관, 부산

 

  

강미옥 작가는 사진가이자 시인이다
청조 갤러리 관장 (경남 양산시 교동 2길 13) 으로 있으며
향수 전국사진공모전 금상 
창원 전국사진공모전 금상 등 다수의 작품이 입상되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삽량문학회 편집장으로 디지털 사진과 시로 결합된
디카시를 지역신문에 연재 중이다.


저서로는 강미옥 디카시집 <2017. 기억의 그늘. 2쇄> (눈빛출판사) 이 있다.pr.jpg


개인전
향수 -  청조 갤러리 - 양산 (2018년)
향수 -  시연 갤러리 - 부산 (2018년)


http://blog.daum.net/meokk2/825 


자연과 사람의 만남
통도사와 암자 이야기
자연 속에서 감성 찾기 


주제를 돌아가면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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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조

2018.12.03 12: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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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조 갤러리 전시장에서 담은 사진입니다]

 

병실에서 담은 사진 등 약  50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첨부

청조

2018.12.06 1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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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들어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와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어머니를 만나는 그 순간순간이 소중하다는 느낌으로 찍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왼쪽 - 부산 수정 갤러리 관장 윤창수, 사진가 이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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