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혹은 바닷가,
이 주제는 늘 생소하고 어렵다.
사방이 산으로 막힌 충청도 오지 산골 소녀가 바다를 처음 접해본 건 아마도 중학교 수학여행, 경주를 거쳐 해운대에 다다랐을 때였을 거다. 이상하게 그때의 기억은 아련하기만 하고 바다에 대한 느낌이 남아있질 않다. 뇌리에 각인된 건 모래사장에서 바다가 배경이 아니라 번화가를 등에 지고 찍은 괴산여중 2학년 3반 단체사진 한 장면뿐.
그리구 역시 고등학교 수학여행, 청주에서 광주를 거쳐 목포에서 늦은 점심 혹은 이른 저녁을 먹고 제주행 배에 올랐던 날, 그 익숙해지지 않는 비릿내와 입에 맞지 않던 음식들….
덕분이랄지 뱃멀미도 크지 않았고, 동급생들 절반이 식중독으로 매스컴을 장식하며 비행기로 먼저 돌아오는 와중에도 끝까지 수학여행을 마치고 다시 배로 목포를 거쳐 돌아와야 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그 이후로, 늘 바다를 찾는다.
여름 해수욕장 그 수많은 인파에 질려하기도 하고, 이름만 로맨틱한 겨울바다에서 시리기만 한 바람을 맞기도 한다.
정말 바다가 싫어, 산이 좋아! 하면서도 바다 혹은 바닷가가 만들어내는, 왠지 모르게 센티멘탈해지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빠져들곤 한다.
내게 있어 바다란 정동진이건 광안리, 구조라건 안면도 꽃지건 스코틀랜드 최북단 인버네스, 베네치아 리도섬, 그 유명한 니스해변, 이집트 다합,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세계 3대 미항이라는 나폴리, 리우데자네이로건간에 모습은 다를지라도 비슷한 강도로 이국적이다. 일주일쯤, 한 달쯤, 아니 하루키의 먼 북소리처럼 장기체류자로 머물러 보고는 싶으나 쉽게 동화될 수는 없는.
이번 영흥도 출사에서는 다른 시각을 가져보고자 했다.
여행지에서 이방인으로서가 아니라 불가능할지라도 생업인으로서의 절절한 바다는 어떤 모습일지….
» 이렇게 매어 두었던 어선으로 출항을 한다. 배가 고기잡이용으로도 쓰인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 그물 가득 빽빽하게 물고기로 채웠다면 돌아오는 어선은 무게에 반비례한 속도로 날아오겠지.
» 때로는 민간자율구조선도 출항하는 걸까. 사고 없는 대한민국이면 얼마나 좋을까.
» 유실물인지 습득물인지 모를…. 바다에서 건져 올렸음직한 생활 도구들이 눈에 띈다. 사연이 궁금하지만 확인해 볼 도리는 없다.
» 남루하고도 남루한 옷가지, 수건들이 바다를 향해 날고 있다. 깊은 슬픔이다.
» 그래도 누군가의 삶은 계속되고 있고, 어쩌면 더 나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은숙작가는
충북 괴산읍내에서도 한참 먼 시골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읍내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도청소재지 여고를 나와상경해서는 꿈과는 달리 아주 실용적인 학과를 마치고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직장생활을 하고20년 직장생활 중 가끔은 다 접고 배낭을 꾸렸던
돈과 시간 중 넉넉한 게 있다면 여행을 꿈꾸는
화가의 꿈을 포기 못해
사진으로라도 아련한 그리움과 이쁜 색채감을 그려내고 싶은
현실과 타협 못 하고 여전히 이상을 꿈꾸는 초보사진쟁이
단국대학교 정보관리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졸업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29기 수료
성남아트센터 사진아카데미 2년 수료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몇 차례 단체전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