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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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대리 자작나무숲에서

 
원대리를 겨울에만 몇 해째 발걸음 했는지 모르겠다.
처음의 그 놀람과 설렘이란.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눈밭에 제각각 미끈하게 쭉쭉 뻗은 은빛 몸체들, 첫눈에 홀딱 반했었다.
바람이 불면 정말 자작자작 소리를 낼 것만 같은 숲 속에서 어느새 동화 속 빨강머리 앤이 되어있었다.
그린 게이블스로 입양된 주근깨투성이 앤처럼 자작나무 한그루 한그루에 걸맞는 이름 지어주고 수다 떨며 놀고 싶어졌었다.
 
그렇게 두 번을 가고, 세 번을 가도 질리지가 않았다.
5년 전 남미 가는 길에 잠깐 들르려다 포기했던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차장에서 한 시간을 트레킹으로 걸어 올라야만 하는 자작나무숲은 그 섬처럼 세상과 격리된 채 여전히 신비로운 동화 속 나라로 남아 있었다.
사실 올라가고 내려오는 그 길에서의 소소한 만남에도 참 행복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은 늘 좌절감으로 다가왔다.
앤처럼 이쁜 공상 속으로 빠져들기엔 너무 때가 많이 묻은 탓일까.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몇 번을 더 발걸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뜻하지 않게 매번 겨울에만 가게 됐었는데 사실 제일 기대하는 건 겨울이 아닌 연초록 옷으로 바꿔 입을 무렵의 자작나무숲이다.
해마다 봄이면 산불조심 입산금지기간(올해도 역시나 3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란다)이라는 장애가 가로막긴 해도 올해엔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자꾸만 원대리로 향하게 될 것 같다.

 

  

이은숙작가는

 

충북 괴산읍내에서도 한참 먼 시골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읍내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도청소재지 여고를 나와

상경해서는 꿈과는 달리 아주 실용적인 학과를 마치고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직장생활을 하고

20년 직장생활 중 가끔은 다 접고 배낭을 꾸렸던 
돈과 시간 중 넉넉한 게 있다면 여행을 꿈꾸는les230001.jpg

화가의 꿈을 포기 못해 
사진으로라도 아련한 그리움과 이쁜 색채감을 그려내고 싶은
현실과 타협 못 하고 여전히 이상을 꿈꾸는 초보사진쟁이
  
단국대학교 정보관리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졸업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29기 수료
성남아트센터 사진아카데미 2년 수료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몇 차례 단체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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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운

2016.03.10 23:51:15

어릴 때 부터 많이 드나들던 곳 원대리네요.

친구는 퇴직하고 자작나무 숲 안쪽에서 농사를 짓고 있어요.

아주 고요한 곳이죠.

여름엔 농막 근처에 뱀이 많이 나타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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