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에서
올해처럼 눈 구경하기 힘든 해가 또 있었을까.
오랜 외유를 끝내고 돌아오던 날, 선물처럼 첫눈이 내렸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리무진버스 안에서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았었다.
그러고는 끝이었다.
가을사진을 놓쳤으니 겨울에는 새하얀 세상을 담아보고 싶었는데 야속하게도 눈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제주에선, 남도에선, 영동지방에선 눈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왔는데도 그때마다 평일이라 길을 나설 수가 없었다.
주중에 눈 내렸던 주말, 1월의 끝자락에서 대관령 여기저기로 전화를 넣었다.
눈이 얼만큼 왔는지, 아직도 쌓여있는지, 흙바닥을 드러내고 있진 않은지….
두 군데 목장을 전전했다.
새하얀 세상인 건 맞으나 깨끗한 세상은 아니었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제가가 떠오르기도 하는 숲 속 풍경, 그 너머가 궁금해지는 하얀 언덕으로 위안을 삼았다.
설국을 찾아나선 사람들이 있었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속삭임도 있었고 왁자지껄함도 있었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그들 나름으로 추위를 나고 있었다.
더불어 나무도, 시린 하늘도 추위에 떨며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은숙작가는
충북 괴산읍내에서도 한참 먼 시골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읍내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도청소재지 여고를 나와상경해서는 꿈과는 달리 아주 실용적인 학과를 마치고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직장생활을 하고20년 직장생활 중 가끔은 다 접고 배낭을 꾸렸던
돈과 시간 중 넉넉한 게 있다면 여행을 꿈꾸는
화가의 꿈을 포기 못해
사진으로라도 아련한 그리움과 이쁜 색채감을 그려내고 싶은
현실과 타협 못 하고 여전히 이상을 꿈꾸는 초보사진쟁이
단국대학교 정보관리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졸업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29기 수료
성남아트센터 사진아카데미 2년 수료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몇 차례 단체전 참가
올 겨울은 쌩쌩 출사를 못가고 지나갑니다.
하얀세상, 이 사진을 보니 토닥토닥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