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에는 창이 두 개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과 서울타워를
아홉 개 수직 창살과
두 개 수평 창살이 만든
서른 개 구멍으로 가두는
바람 통하는
그러나 해가 져도 움직이지 못하는
창과
흰 벽에
아홉 개 수직 창살과
두 개 수평 창살이 만든
서른 개 구멍으로 그려지는
바람 통하지 않는
그러나 해가 지면 사라지는
창은
서른 개 구멍과
사라지는 해와
푸른 하늘과 흰 구름으로
날마다 쪽방 그림을 그리고
지운 그림을 다시 쪽방으로 지우고
다시
쪽방을 그리고 또 그리지만
왜 쪽방 창이 두 개인지
왜 쪽방 창에 바람은 없는지
왜 쪽방 창은 움직이는지
수직 창살 아홉 개와
수평 창살 두 개로
서른 개 구멍을 만든 사람들은
푸른 하늘 푸르게
흰 구름 희게
보는 사람들은
모른다
쪽방에는 창이 두개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문(如是我聞)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