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_산판 #52 흐린 날
흐린 하늘 그러나 현장은 하얗게 눈이 쌓였다. 적은 양의 눈이지만 올겨울에는 워낙 귀한 눈이다.
이번 현장은 좀 특이하다. 사흘 일하고 하루 쉬고 다시 이틀 일하고 하루 쉬고 다시 사흘 일하고 하루 쉬고. 한여름 장마철에나 있음직한 상황이다.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다. 쉬니까 기분은 좋다. 그러나 이상하게 몸은 더 피곤을 느낀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산판에 덮인 눈이 보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