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굴진 작업
착암기가 굴 안에 공기를 넣어 뚫으면
사방에서 포효하듯 진동이 떨려나온다.
여진이 길게 이어지고 땅의 울음소리에
광부의 몸은 인정사정없이 바들바들 떨리고 떨린다.
진동과 함께 섞여 나온 분진이 광부의 온몸을 덮치고
지하의 벽을 갉아내고 나면 아픔을 하소연하듯
물줄기에서 뿜어져 나온다.
덮여진 공기로 사방은 축축해 지고
순식간에 변한 검은 광부의 몸을
안전등 불빛이 제자리에서 비춰준다.
착암기의 소리가 귓전에서 윙윙거리지만
뇌리에 스치는 가족들의 미소에
두 어깨에서 누르는 힘을
버티고 버텨 본다.
박병문 작가는
태백 출생, 현재 오투리조트에서 근무.
2010년 제 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2013년 제 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상 대상 등 여러 수상경력.
2014년 ‘아버지는 광부였다’ 개인전. 2013년 성남시청 초대전 '태백의 사계', 2014년 대한민국 국회초대전
'웅비하는 대한민국 그러게 말이다' 등 여러 단체전.
저서로 ‘금대봉의 야생화’,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집이 있다.
정말 극한작업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