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을 돕니다.
장마철 구름이 바람을 따라 이동합니다.
객석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원리를 따라 걷고 있는 듯 그림자는 빛과 그늘 속에 명멸합니다.
아프고 복잡한 그 넓은 세상은 빈 객석 저 너머에 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홀로 걸으며 나 자신을 돌아볼 치유의 시간을 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 지나온 발걸음 소리가 빈 객석 한자리에 투명이 앉아 있습니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