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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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마흔여덟 쪽방 예수는
아침마다 십자가를 목으로 멘다
 
아무도 메지 않는
삼천 원 짜리 예수도 없는
나무 십자가에 고개 숙여
 
아무도 오지 않는
한 평 짜리 빛도 없는
쪽방에 고개 숙여
 
아무도 보지 않는
상조회사 광고하는
십구 인치 짜리 소리도 없는
텔레비전에 고개 숙여
 
하루 한번
창으로 스며드는
볼 수 없는
햇빛에 고개 숙여
 
십자가를 메고
아침부터 하루 긴 시간의
죽음을 위해 기도하지만
 
열댓 잔의 신 소주로 목을 축이고
마흔여덟 개비 담배 연기로 빛을 죽여도
 
하루는 쪽방 쪽문을 넘지 못하고
쪽방보다 긴 십자가 그림자로
시계 바늘을 맴돌고 돌아
스물네 바퀴째
쪽방 예수의 목을 멘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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