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의 여시아견 2016년 10회차 >
수도원의 봄은 강함에서 온다.
봄은 강함에서 온다.
연하고 약하고 부드러운 것이 아니라
지난 한겨울 고스란히 겪은
인내심에서 온다.
땅을 뚫고 나올 수 있는
저력에서 온다.
뿔로, 두터운 껍질로
봄은 온다.
수도원의 봄은 강함에서 온다.
오래된 빗자루
밀짚모자와 종자용 옥수수로
수도원은 힘을 이어간다.
봄 햇살 좋은 날
냉이와 민들레
뜯고 씻어
수도원에 봄이 온다.
< 진달래 >
너처럼 무소 뿔 달고
너처럼 당당하면 좋겠다
너처럼 연분홍 꽃 품고
너처럼 옹골차면 좋겠다
너처럼 한겨울 바람 맞서
너처럼 견디면 좋겠다
너는 좋겠다
꽃잎 품고 있으니
그 뿔
너는 좋겠다
함께 할 봄바람 있으니
그 꽃
내일은
화엄세상!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낡고 색바랜 밀짚모자와 종자옥수수가 가슴을 울리네요.
종자가 된다는 것은 한 겨울 내내 목마름과 추위를 견뎌냈다는 것이겠지요.
귀한 사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