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 하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들 언제 지나갔을까, 삶처럼 운동장에서의 시간도 그런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일상이 그렇듯이 운동장의 시간 중 많은 부분이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어느 순간에는 참 힘겹습니다.
반면 묘한 희열과 행복감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나중에 떠올려보면 다만 걷고 뛰고 했을 뿐입니다.
아무리 많이 돈다고 해도 그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 둥그런 운동장이 있을 뿐입니다.
좀 묘하지요.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