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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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_산판 #102 눈 쌓인 산판

 

“일 좀 빨리 못해?” “아 좀 비켜. 거기 있으니까 그루를 못 뜨겠잖아.” “아직 시간 안 됐는데 벌써 톱 끄면 어떡해!” “그나저나 이 현장 돈은 제때 나오겠지?” “엊그제 허리 안 좋다더니 이제 좀 괜찮아졌나?” “여기 말고 하루 이틀 일할 곳이 있는데 딴 사람들한테는 얘기하지 말고 잠깐 같이 갔다 올래요? 일당이 좀 돼요.” “비탈 엄청 가파르네. 진도 안 나가겠어.” “아니 저 이는 종일 날만 가는 것 같아. 너무 하는 거 아냐?” “소나무는 베지 말라고? 재선충 오염지역인가보네.” “어디 또 일 있으면 서로 연락 좀 하자고“ “그런데 저 놈은 나이가 몇인데 아무한테나 반말이야” “여기 일 끝나면 진짜 다음 일 곧 이어지나” 듣고 했던 말들, 그 산판에 눈이 쌓였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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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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