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_산판 #51 내일
다시 새로운 현장, 무탈하게 일이 되기를 빌며 간소한 고사도 지냈다. 그렇게 이틀 전에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틀 밖에 일을 하지 않았지만 벌써 한 사람은 무릎이 부어 내일부터 못 나오겠다고 하고, 규격대로 잘라야할 나무를 잣대를 조금 짧게 만드는 실수 때문에 하루치 분량의 나무들이 불량이 되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일상의 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고사 효력이 미덥지 않은 건 여전하고. 생각해보면 내일은 이렇게 준비되었던 것 같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슬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