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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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컨대_산판 #43 멧돼지목욕탕


산 아랫자락에서 시작한 작업이 산등 가까이까지 갔는데 멧돼지목욕탕이 나타났다. 멧돼지는 체온조절을 위해 진흙목욕을 한다. 진흙목욕을 한 후에는 몸을 나무를 비벼댄다. 주변 나무에 몸을 비빈 흔적도 있다. 찾을 수 있으니까 찾았겠지만 신기하다. 높은 지대에는 보통 물이 거의 없다. 그런 곳에서 물이 나오는 줄 어떻게 알고 땅을 파헤쳐 고이게 할까, 물에 멧돼지만 감지할 수 있는 냄새가 있는지. 그건 그런데 벌목하는 사람들에게는 살짝 골치 아프다. 멧돼지가 몸을 비빈 나무 중에 흙이 잔뜩 붙어있는 나무가 있으면, 그런 나무를 그루 뜨면 톱날이 흙을 먹어 날이 무뎌진다. 그렇게 되면 작업을 멈추고 앉아 줄(야스리)로 날을 갈아내야 한다. 이게 약간 귀찮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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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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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walker21

2018.12.17 21:17:06

그래도 그 정도면 멧돼지와 공생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싶습니다만^^ dh

따순빛

2018.12.17 22:43:58

그건 그렇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충북 보은에서 일할 때 함께 일하던 사람 중에 포수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 얘기 들어보면 공생의 개념이라기 보다 유해야생동물이더군요. 농작물 피해 또는 등산로 출몰 시 해당 지자체에 신고를 하면 해당 지자체는 포수단체에 잡아달라고 아니, 퇴치해달라고 의뢰를 합니다. 그러면 자격 있고 허가 받은 포수들이 gps 매단 사냥개들을 데리고 멧돼지 사냥에 나섭니다. 멧돼지들 거의 다 잡힌다고 합니다. 벌목꾼이야 나무만 하면 되지만 저 목욕탕을 발견한 포수는 개들을 풀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포수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죠. ^^ 공생이라는 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더군요.

skywalker21

2018.12.19 10:24:32

사냥개들 풀고 포수 동원해 사살하고, 그러면 해결될 문제일까요? 멧돼지가 혹시라도 사람을 헤쳤다면 큰 문제지만, 그게 아니라면?


많인 분들이 지적하고 걱정하시듯, 인간은 지나치게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고 결국은 자신에게 화를 불러일으킬 거 같습니다


멧돼지가 잘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게 죽이는 거보다 어려울까요? dh

따순빛

2018.12.20 22:31:24

옳은 말씀입니다. ^^

김형호

2018.12.21 16:28:35

결국 인간이 좌초한 것이지만... 자연 생태계에서 먹이 사슬고리가 끓인 결과 멧돼지가 최상의 포식자가 된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개체 조절을 못해서 농촌에서는 자연 보호 또는 공생의 논제가 아닌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면 산과 들에서 농촌 노인인구들이 멧돼지의 폭력성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고구마 등 다른 농작을 피해가 많습니다. 외래종인 베스나 황소개구리의 또 다른 자연 생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같이 가느냐? 조절하느냐? 어려운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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