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_산판 #37 또 하루, 가을
지난 작업은 경기도 연천. 이번에는 강원도 평창이다.
일보다 인간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연천 현장에서 평창 현장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새삼 겪었다. 지난 1년 동안 함께 했던 팀과 헤어지고 새로운 팀으로 평창 현장 일을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가을은 벌써 가고 있다. 낙엽송 잎들이 아주 얇은 실바람에도 떨어졌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