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갱목 작업
검은 분진이 지천을 흔들며
작은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 저 깊은 공간
생명줄 같은 동발 사이로 삐뚤어진 공간을
작은 나무토막을 이용하여
톱으로 자르고 막아야만 한다.
이렇게 아버지는 가족의 끼니와 안전까지
무던히도 홀로 지키셨던 것이다.
막장에서의 동발처럼
가족의 동발이시며 희망이셨던 것이다.
희망과 생명이 모든 것을 하나의 동발에 걸고
재정비에 노심초사하셨던 것이다.
어깨에 짊어진 무게만큼
두 팔에 힘이 들어간다.
분진은 잠시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지만
들이키는 입김으로 희망을 품고
안전을 기원하는 내 쉬는 입김이
저 공간을 지배한다.
안전이 숙명인 것을
안전등이 밝혀준다.
박병문 작가는
태백 출생, 현재 오투리조트에서 근무.
2010년 제 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2013년 제 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상 대상 등 여러 수상경력.
2014년 ‘아버지는 광부였다’ 개인전. 2013년 성남시청 초대전 '태백의 사계', 2014년 대한민국 국회초대전
'웅비하는 대한민국 그러게 말이다' 등 여러 단체전.
저서로 ‘금대봉의 야생화’,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