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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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루메 마츠리 번외편 - 다누시마루 하나비

다누시마루에서도 하나비 대회가 있었다. 마츠리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듯 여름 마츠리의 상징인 하나비도 경쟁적으로 쏘아 올린다. 여기저기서 펑펑 터진다. 8월은 한 달 내내 이곳 하늘이 조용할 틈이 없다.
 
하나비는 아름다웠지만 사진으로 잡는 일은 힘들었다. 이번에는 맘먹고 목판화 사부님 카메라와 삼각대를 빌리기로 했었는데 너무 오래전에 쓰던 물건이라서 삼각대의 행방이 묘연하단다. 결국 카메라 두 대에 일각만 챙겼다. 이번에도 일각으로 버텨야 할 상황이다. 사부님 카메라는 조작이 낯설다. 하나비 모드가 있긴 한데 셔터스피드가 4초다. 1/4초도 어려운 판에 맨손으로 4초를? 궁리 끝에 P 모드로 놓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나중엔 일각도 불편해져서 그것조차 치워 버렸다.
 
하나비는 밝기가 지 맘대로다. 모양에 따라 혹은 크기에 따라 조도가 다르다. 게다가 하늘 어디서 터질지 정확한 지점을 알 수 없다. 작은 규모는 가까운 하늘에서 터지다가 규모가 클수록 점점 높이 쏘아 올린다. 사진관련 서적을 뒤적여보고 갔지만 현장에서 어디 그게 금방 먹히나. 뻥뻥거리는 소리에 귀는 먹먹하고 사람들 환호성은 터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것인지 동동거리다 보면 금방 상황종료다. 이런 판국에 근시가 맨눈으로 안 보이는 뷰파인더를 보고 있으려니 잘 보이지 않아 속이 터진다. 설상가상에 거거익심이다.
 
얼마간 찍다가 결국 카메라를 걷었다. 하나비는 이 정도면 몇 장 건질 수 있을 것 같고 이번에는 야시장으로 향했다. 야시장은 이미 유카타의 물결로 점령됐다. 마츠리의 주인공은 뭐니뭐니 해도 유카타다. 유카타를 차려입고 머리에 꽃을 꽂아야 비로소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유카타를 찍다가 문득 사람들의 모습과 하나비를 함께 담고 싶어졌다. 하나비를 배경으로 유카타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궁하면 통한다. 결국 딱 맞는 모델을 찾는데 성공했다. 청초한 유카타로 성장한 여성이 하나비를 구경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고맙게도 손에는 하늘색 빙수까지 들고 있었다.
 
모델은 하나비에 몰입되어 정신이 없다. 설령 그녀가 뒤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하더라도 그다지 개의치 않을 것을 나는 안다. 평소에도 카메라에 관대한 사람들이지만 축제장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찍어달라며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는 경우도 많았다.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자는 것이다.
 
마침내 맘에 드는 사진을 한 장 건졌다. 하나비를 배경으로 한 유카타 뒷모습이다. 흡족하지는 않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올 여름 마츠리는 이 한 장으로 시즌 오프다. 이 사진이 맘에 드는 것은 마츠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그림이라서다.
 
사진은 찍는 사람의 즐거움이지만 결과물을 함께 공유하는 기쁨도 크다. 이국의 여름 밤 화려한 하나비를 배경으로 서있는 청초한 유카타의 뒷모습을 발견했던 순간의 두근거림을 부디 함께 맛볼 수 있으시기를. 
 

 


유신준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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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을 깊이 알고 싶어 조기퇴직하고 백수가 됐다.

 

지인의 소개로 다누시마루 산기슭의 오두막을 거처로 정했다.

 

자전거를 벗삼아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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