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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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다구 있는 할아버지 빅판 >


205,526명! 지난해 12월 서울 지하철 강남역의 하루 유동인구 숫자이다. 전국 최고이다. 부동의 1위이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익숙한 ‘강남 스타일’의 강남도 그 강남이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곳이다. 거대한 빌딩 숲, 수 많은 사람들, 유행의 최첨단, 젊음, 빠름, 복잡함이 순식간에 떠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강남역 1번 출구를 지키는 수문장이 있다. 77세 할아버지다. 그는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반경 5미터를 벗어나지 않는다. 쉽게 연결이 되지 않는 단어인 강남역 1번 출구, 77세, 빅이슈, 11시간 근무를 모두 연결시켜 주는 사람이 하천호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이다.
 
  그를 처음 본 것은 1년쯤 전이다. 그때도 꼿꼿하게 서서 빅이슈를 팔고 있었다. 간이 접이용 의자가 있기에 혹시 서 있기에 불편하냐고 물어보았더니 다리가 아파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 후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고 잡지 판매도 3개월간 중단했었다. 지금은 문제없다고 했다. 작년이나 지금이나 그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당차다. 언제까지 잡지를 판매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 뿌리를 뽑고 싶다고 했다. ‘깡다구’가 있다고 했다. 그 깡다구로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했다. 깡다구, 참 오랜만에 들어 보는 말이다. 그에게 참 잘 맞는 말이다.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네 가족이 월세로 사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서 힘들어요. 집만 있으면 다른 바램은 없어요.”
   어릴 때부터 여러 기술을 배우고 열심히 살았지만 그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야무진 일 솜씨 때문에 호평을 받았지만 회사 사정 때문에 그만 두기도 했고, 산재를 당해서 오랫동안 고생을 하기도 했다. 살만한 재산을 모으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일할 수 있어서 그는 행복하다고 했다.
 
  “빅이슈를 팔면서 행복해요. 그 전에는 잘 몰랐는데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아, 이래서 사회가 유지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젊은 사람들도 많고, 외국 사람들도 많은데 위로와 힘이 된다고 했다. 사실 10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젊은 사람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다. 그의 힘은 사람들에게서 오는 것이다.
 
  “힘든 점은 매연이에요. 택시가 오래 정차하거나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라서 매연이 심해요.”
   판매 장소가 길가라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가 마스크를 쓰는 이유이다. 최근에 큰 맘 먹고 특수마스크를 구입했다. 매연이 심할 때 쓰면 훨씬 낫다고 했다. 남들 보기에 어떨지가 좀 걱정이라고 했지만 큰 돈을 들일 정도로 그는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요. 주로 이십대나 삼십대죠. 나처럼 나이 든 사람도 구입할 수 있도록 빅이슈의 내용이 좀 더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칠십대 노인도 읽으면 좋잖아요.”
   오륙십 대 이상의 사람들도 빅이슈를 읽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욕심만은 아닐 것이다. 젊은이부터 칠십대 노인까지 누구나 읽어도 재미있는 잡지, 그것이 최고의 잡지가 아닐까.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kw10001.jpg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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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운

2017.08.16 23:29:19

많이많이 팔렸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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