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뿐 이별 >
원장님은 이별을 준비하신다
함께 할 수 없는 이별을
사뿐히 혼자 준비하신다
채송화도 봉숭아도 아직
꽃 붉은 팔월 한여름에
채송화처럼 봉숭아처럼 겨우
물 한 모금 삼키며
채송화보다 봉숭아보다 먼저
사뿐히 지려 하신다
나는 아직
이별의 아름다움 멀고
입 속의 말 한 마디 먼데 겨우
손 흔들어
나보다 먼저
사뿐 이별 인사하신다
살아있으면 보고
죽으면 못 보고….
소낙비는 내려서 오고
바람은 불어서 오고
꽃은 피어서 오고 또 오는데
비워서 가려 하신다
사뿐히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