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님이 편찮으시다 >
원장님이 편찮으시다. 지금껏 건강하셨고 다른 사람 걱정할까봐 힘든 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는데 최근에 드시질 못한다. 하루하루 다르시다. 87세 연세 때문에 치료도 어렵다. 오랜만에 잡아 본 원장님의 손은 여전히 부드럽지만 탄력이 없다. “원장님 많이 마르셨어요.”라는 말에 “말라야 빨리 가지요.” 하신다.
먹먹한 마음으로 2005년부터 찍어 온 원장님 사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 것보다 돌이켜 세월을 기억하는 하는 것이 힘든 일인가 보다. 십 년 전 사진에서 물 뿌리며 농사짓던 밭은 잡초가 무성하여 묵어간다. 몇 해 전 사진에서 들깨 추수하던 그 밭에는 올해도 들깨가 무성히도 자란다. 작년 봄 사진에서 호미로 땅을 파고 심었던 달리아 구근은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다. 빨리 완쾌하시길 빈다.
소탈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원장님의 쾌차를 빕니다.
김원 작가님 고맙습니다. 평안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