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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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발

 
이 년 전 골수염으로 오른발 잘려나가고
지난달 왼발마저 잘려
걸을 수 없는 남자가
쪽방 지하 복도를 기어 2층
화장실을 다녀와
하얀 무릎 붕대가 까맣다
 
병원에는
자기보다 상황이 안 좋은 사람도 많고
면회 한 번 오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자기는 면회 오는 쪽방 친구도 있고
돌아올 수 있는 쪽방도 있고
오른발 절단 수술 후
겪었던 우울증도 없고
이제는 발 통증 없이 살 수 있으니
간질 있고, 신부전 있고,
당뇨 있고, 폐기종 있어도
남자는 행복하단다
 
공동 화장실 가기 위해
어두운 쪽방 복도 기어가도
흰 붕대 하얗게 남을 수 있는
플라스틱 검은
무릎 보호대 사면서
 
내 머릿속이 하얗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kw10001.jpg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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