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쪽방 게시판 >
그러게 말이다,
살기 위해서는
잘 곳이 있어야 하고
짜장면도 먹어야 하고
밥솥, 선풍기, TV, 전화기도 있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질병도 치료해야 하고
경마도 끊어야 하고
채무, 압류, 명의도용도 해결해야 하고
살기 위한 교육도 받아야 하고
아, 참
종량제 봉투도 있어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마음 아픈 날에 밥 차가 오고
외로운 날에 빵 차가 오고
가족 보고픈 날에 짜장면 차가 오고
우울한 날에 쌀 차가 오고
따뜻한 말 한 마디 그리운 날에 김치 차가 오고
말하고 싶은 날에 반찬 차가 오고
그리고 말이다,
조직이 오고, 기관이 오고, 정치가 오고, 어깨띠가 오고,
방송국이 오고, 신문사가 오고, 신부가 오고, 목사가 오고,
복지사가 오고, 요양사가 오고, 가수가 오고, 탤런트가 오고,
오고 오는 데도 말이다,
왜 빈 마음은 비어
왜 우울함은 병이 되어
왜 고독함은 독이 되어
왜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가 말이다,
왜 기다려도 그 사람은 오지 않는가 말이다,
왜 그 사람이 온다는 게시물은 없는가 말이다,
게시판은 이리도 많은데 말이다,
쪽방촌에 말이다,
김원 작가의 여시아견(如是我見)
직장인이다. 틈나는 대로 사진 작업을 한다.
쪽방촌과 기독교 수도원을 장기 작업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사진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의미와 통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