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화도면 장화리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갯벌은 활기차다.
멀리 수평선 부근, 먹이를 구하는 새들이 날아다니고
갯벌의 구멍마다 게와 조개가 분주히 드나든다.
마치 물방울이 터지듯 깜박이는 모습이다.
갯벌의 끝자락, 그러니까 육지가 시작되는 곳에 이 바위들이 있다.
경계를 명확히 하려는 듯 무채색 갯벌과 대비된다.
늦가을 단풍처럼 짙은 색채에
바윗결을 한껏 구부리고 휘면서 멋을 부렸다.
가끔씩 석영 같은 흰색 광물이 곧게 관입해 어지러운 시선을 잡아주기도 한다.
물에 풍경이 비치는 것처럼, 가을 단풍의 화려함이 바위에 반영된 듯하다.
시선이 가는 곳마다 풍경이고 그림이다.
비 온 뒤 낮게 깔린 구름과 해 질 무렵 하늘빛
무채색 갯벌과 대비되는 반짝이는 생명들
살아 있는 것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한 바위
단풍이 빼곡히 진 가을 산
하늘과 갯벌 바위와 땅 모두 서로 다른 색과 무늬로 멋을 부린다.
김병구 작가는
국민대학교 졸업.
영화지 필름 2.0과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DAZED&CONFUSED) 포토그래퍼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