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아마도 얼굴처럼 치장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치장한다는 것은 가면을 쓴다는 것, 가면은 진짜가 아닌 가짜(假)와 가깝다. 그것이 진짜 가면일지라도.
그런데 뒷모습을 보면 연민이 느껴진다. 아무리 씩씩한 걸음이라도 뒷모습은 쓸쓸하다.
저 앞에 선구자처럼 앞서가는 모습조차도 슬프다.
‘나는 그 뒤에 서 있다’라는 사실과 그 사람과 정면으로 대면하지 못하는 나의 나약함에도 연민, 쓸쓸함, 슬픔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우리는 차라리 우리의 뒷모습에 취해 살아갔으면 좋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그날 이후 민낯을 보았다. 그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가?
나는 그런 점에서 정면보다 뒷모습에서 더 많은 편안함을 느낀다.
김민수작가는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