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꽃을 찾아 떠난 여행 - 복수초
복수초는 '복을 비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꽃이름이다.
얼음틈에서 피어나는 꽃이라고 '얼음새꽃'이라는 이름도 있다.
특별히 제주도에서는 세복수초가 피어나고, 그냥 복수초, 가지복수초 등이 있다.
나는 그냥 이런 세세한 구분은 식물학자들에게 맡기고 '복수초'라는 이름을 불러주자고 말하고 싶다.
너무 많은 이들이 '이름없는 꽃'이라는 말을 쉽게 한다.
이 말은 명백하게 틀린 말이고,
이와 비슷한 '이름모를 꽃'은 자신의 지적인 탐구에 대한 게으름을 포장한 말이다.
이젠 SNS세상에서 이미지검색까지 되는 마당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이름모를 꽃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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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를 처음 만난 것은 제주도 중산간지역이었다.
시내로 나가는 중 숲속에 노랗게 무리를 지어 피어난 복수초는 마법처럼 나를 불러들였다.
아무튼 이쁘다.
이름이 뭘까?
집으로 돌아오 식물도감을 뒤적이며 찾아보니 '복수초'라고 한다.
아하, 독초인가보다.
아마 이 꽃에 대한 전설이 있다면 한을 품고 죽은 여인이 복수하기 위해 피어난 꽃이리라.
그러나, 이런 상상은 여지없이 빚나가 버렸다.
'복을 비는 꽃'이며, 일본에서는 '원단화'라고 하여 새해에 복을 기원하며 선물하는 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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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작가마당에 '꽃을 찾아 떠난 여행'을 연재하기로 하면서 생생하게 피어나는 꽃을 전하고 싶었다.
복수초, 그를 담으려고 지난 18일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칼바람에 눈보라는 그를 만나는 것을 허하지 않았다.
머무는 내내 눈보라와 칼바람에 시달리다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폭설로 제주도는 고립되었다.
할수없이 컴퓨터 저장장치에서 잠자던 복수초를 깨운 변이다.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얼음속에서 피는 꽃도 반전이고...
복수초 뜻도 반전입니다.
노오란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