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새벽 명상-한옥마을에서
어느 시인은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는 볼 수 없노라고 단언했지만
새벽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 서면
나무처럼 고요한 명상은 할 수 없다고 하리라
태조로 길 따라 늘어선 나무들
아직 동트기 전 사람들로 붐비기 전
결가부좌를 틀거나 양팔을 벌리고
고요하게 수백 년 이어진 명상에 잠긴 나무들
험한 꼴 험한 소리 모두 거친 표피 속에 덮어두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명상하고
아침을 열고 하루를 시작하고
은은한 햇살 받아 연녹색으로
싱그럽게 빛나는 나무들
한옥마을의 고풍스러운 풍경도
오목대 가는 길 숲 향기 짙은 오솔길도
모두 나무들의 새벽 명상 덕분이리라
나무 / 조이스 킬머
내 결코 보지 못하리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Trees / Joyce Kilmer
I think that I shall never see
A poem lovely as a tree....
정석권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문과에 재직 중이며
사진과 글을 통해서 일상의 모습들이나 여행지에서의 인상을 기록해왔다.
풍경사진을 위주로 찍으면서도 그 풍경 속에 사람이 있는,사람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사진에 관심이 많다.
길을 떠나서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과 인상을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