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의 여시아견 32회차
겨울 여행
“살아있는 동안 건강해야 해.”
85세 원장님이 헤어지면서 인사를 한다.
언제쯤 다시 만나자는 얘기는 하지 못한 채
애써 웃음만 짓는다.
멀어지는 발걸음 돌려 다시 긴 포옹을 하고 나서야
대문을 넘어서고 그러고 나서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고개 돌려 손을 흔든다.
원장님의 12월 겨울 여행은
무너진 돌담 아래 묻힌 옛 기억과의 만남이었고,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옛 사람과의 이별이었다.
넘어도 넘을 수 없는 이별의 마음을
단감 몇 개에 담아 보지만
남도의 12월 바다는 생각보다 찼다.
수도원에 겨울이 깊어간다.
김원 작가는
24년차 직장인이다.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몇 번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쪽방촌 작업을 5년째 진행 중이고, 기독교 수도원 작업은 8년 정도 되었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의 첫 구절 여시아문(如是我聞)에서 따 온 것이다.
‘내가 본 것’을 나의 느낌으로 보여 주고자 함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김원 페이스북 www.facebook.com/won.kim.5099
포옹씬이 오래 눈길을 붙잡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