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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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폴

 

 

높이 123m의 소양댐, 최고수심은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댐의 규모만큼이나 많은 마을이 수몰되어,
수면 아래 그 흔적들만 남아 있다.
 
1972년도에 만들어졌으니, 약 47년여의 세월이 흐르면서...
깊은 수심과,
그 세월 만큼의 펄이 쌓이고 쌓여, 마을의 흔적은 찾아보기가 더욱 어렵다.
 
이번에 새롭게 들어간 곳은 수몰된 마을 중 그 규모가 가장 큰 내평리 부근의 마을터를 찾아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무거운 장비를 메고 물가에까지 걸어가 입수를 하였지만,
이번에는 다행히 마을주민의 배를 얻어타고 입수지점까지 이동하여 들어가게 돼서,
들어가고자 하는 포인트에 좀 더 쉽고 정확하게 들어 갈 수 있었다.
 
배에서 입수하여 물속으로 하강을 시작했다.
 
물 위에 떠있던 구조물의 아래에 길게 늘어져 있는 밧줄들의 모습이 댐의 물속 분위기와 어우러져,
조금은 몽환적으로
조금은 으스스한 모습으로
하강하는 나의 심장 박동을 조금 빠르게 만들었다.
 
내려갈수록 점점 어두워지고,
10m를 넘어서면서 어둠은 더욱 짙어졌다.
 
수중랜턴을 켰지만,
저수지 물속 특유의 탁한 시야 때문에 랜턴의 빛은 멀리 나가지 못했다.
 
바닥을 알 수 없는
점점 깊은 곳으로 내려가던 중 갑자기 나타난 시커먼 물체에 약간 당황도 했지만...
그것은 커다란 나무의 맨 윗가지였다.
 
바닥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바닥에는 예상대로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의 펄들이 쌓여 있어서,
아주 조금의 물결에도 펄이 일어났다.
 
바닥에서 다이빙 컴퓨터를 확인해보니,
깊이는 20m 수온은 7도였다.
 
바닥에서 올려다 보는 커다란 나무의 모습은...
주변의 컴컴하고 음산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어릴 적 즐겨보던 “이상한 나라의 폴”이라는 만화에 등장하는 대마왕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대마왕과 마주하고 있는 나...
폴의 마음이 이랬을까?ㅎㅎㅎ
 
나침반을 확인하고,
좀 더 깊은 곳인 서쪽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니,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 같은 곳에 이르러 멈추었다.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시커먼 어둠만이 보일 뿐
더 이상의 진행은 어려워 보였다.
 
공기통의 잔량을 체크해보고,
다시 입수 지점으로 이동하여 상승준비를 하였다.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곳에 다시 돌아와 보니,
그새 적응이 되었는지, 처음보다는 마음이 한결 가볍고 편안했다.
 
상승하면서 나무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나무가 참 멋스럽게 보였다.
좀 더 관찰을 하고 싶었지만, 한정되어 있는 공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하로 수면으로 향해 상승했다.
 
수면에 도착하기 전
한결 따뜻해진 수온에서
안전정지를 하면서 보이는,
물 위 구조물과 길게 늘어진 밧줄들...
그 위에서 반짝반짝 비치는 햇빛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보였다.

소양댐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들어가고 싶은 곳.
 
나에게는 그런 곳이다. 

 

  

황중문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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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며 주말엔 다이버로 변신한다.

CMAS master instructor

Ic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Rescu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Nixtrox diving  Specialty instructor

응급처치 CPR강사

생활체육 스킨스쿠버 심판

대한핀수영협회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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