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섬은, 육지에 면한 바닷가 마을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섬은, 어느 섬이나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싶게’가 아니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삶에 치일 때는 한적한 섬마을에 가서 한 달쯤 머물고 싶어지지만 그 이상을 살라고 하면 도망칠 궁리로 날밤이라도 샐 게다.
요즘은 육지와 연결된 섬들도 꽤 많지만 그렇지 않은, 바닷길만 존재하는 섬의 폐쇄성에 기인하는 걸까. 

작은 섬에 일주일 이상 머물라고 하면 숨막힐 것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섬에선 왠지 스마트폰보다는 빨간 우체통에다 편지를 넣어야 할 것만 같다.
그러구선 박해일처럼 자전거 탄 우체부가 가져다주는 답장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것만 같다.
 
편지는 고사하고 이른 아침 산책, 석양 무렵의 지는 해 정도는 여유롭게 음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영흥도 출사에서는 그러질 못했다. 

아침 선착장에서 한 시간쯤, 바람의 숲에서 한 시간쯤, 십리포 해수욕장에서 30분쯤, 장경리에서 한 시간쯤, 선재도 목섬에서 30분쯤이 전부. 점심시간을 빼면 채 반나절도 머물지 못하고 부산스럽게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느릿느릿’ 느림보인 나한테는 이래서 팀으로 이루어지는 출사가 항상 버겁다.
느낄 새도 없이 카메라부터 들이대야 하고, 생각할 새도 없이 셔터를 누르고 있고, 돌아와서 보면 외장하드가 아까울 지경이다. 

주인 닮아 굼벵이인 컴퓨터 탓에 지우는 게 찍는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는 핑계로 쉽게 지우지도 못하고 늘어만 가는 사진창고.
 
전편에서 ‘생업인으로서의 절절한 바다’ 어쩌구 한 게 무색하기만 하다.

 

les801.jpg » 목이 아주 긴 목섬이 만들어내는 풍경 속에서 아마도 여행자들이 추억만들기를 하고 있다.

les802.jpg » 장경리. 해수욕장이랄지, 갯벌이랄지…. 그물망의 역할은 뭘까.

les803.jpg » 모래와 자갈이 만들어내는 고운 길이다. 바다로 끝 간 데 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les804.jpg » 이 계절에 캘 수 있는 건 뭘까. 바다와 친하지 않은 나로선 아이디어가 없다.

les805.jpg » 그물망 뒤로 막힌 얕은 바다의 색감이 오히려 곱다.

les806.jpg » 인기척을 느낄 수 없는 대문. 쇠락해가는 모습이라 마음이 쓰인다.

les807.jpg » 그래도 누군가의 삶은 계속되고 있고, 노란 빨랫줄처럼 아기자기한 일상으로 채워질 게다.

les808.jpg » 돌아와 다시 일상에 갇히겠지만 그 창살이 그리 견고하지만은 않을 거라고 최면 걸어 본다.  

 

 

이은숙작가는

 

충북 괴산읍내에서도 한참 먼 시골에서 나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읍내 중학교 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고
도청소재지 여고를 나와

상경해서는 꿈과는 달리 아주 실용적인 학과를 마치고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직장생활을 하고

20년 직장생활 중 가끔은 다 접고 배낭을 꾸렸던 
돈과 시간 중 넉넉한 게 있다면 여행을 꿈꾸는
fleees01.jpg
화가의 꿈을 포기 못해 
사진으로라도 아련한 그리움과 이쁜 색채감을 그려내고 싶은
현실과 타협 못 하고 여전히 이상을 꿈꾸는 초보사진쟁이
  
단국대학교 정보관리학과 졸업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 졸업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29기 수료
성남아트센터 사진아카데미 2년 수료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몇 차례 단체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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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꿀벌

2015.07.03 10:45:21

안녕하세요. 다누시마루 통신 유신준입니다.

사진은 전혀 부산스럽지 않은데요. 한적하고 편안한 마음이 잘 담겨 있어요.

일단찍고 나중에 그걸 선별하는 사진쟁이 노가다의 어려움은 누구나 느끼는 거였군요.

그걸 설렘으로 느낄수 있도록 항상 마음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ㅎ 

 

이은숙

2015.07.06 09:39:09

안녕하세요~

저만 그런게 아니라는 안도감을 주시는군요ㅋㅋ

이제껏은 늘 쫓기듯이였는데,

여유를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고 뜻을 음미하고 사진을 계획하고 선별하려면

마음수양이 먼저라는 뜻으로 이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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