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양귀비 축제에서
개양귀비
꽃양귀비
우미인초
애기아편꽃
같은 꽃의 다름 이름들
사람들이 제멋대로 붙여놓은
이름이야 무엇인들 어떠하리
벌판에는 붉은 꽃들 가득 피어 바람에 흔들리고
그 붉음에 취한 사람들 꽃 따라 흔들리고
하동 양귀비 축제 마지막 날
가족들 연인들 꽃밭 길을 거닐고.
활짝 핀 꽃만 꽃이더냐
꽃축제의 끝자락
떨어진 꽃잎들 바람에 휘날리고
바닥에 뒹굴며 꽃 그림자와 어우러지고.
이제 축제가 끝나고 나면
벌판은 고요하고 평화롭고 쓸쓸한
안축제(un-festival)를 즐기리라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험티 덤티가
생일보다 더 많고 좋은
안생일(un-birthday)을 즐기듯이…….
정석권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문과에 재직 중이며
사진과 글을 통해서 일상의 모습들이나 여행지에서의 인상을 기록해왔다.
풍경사진을 위주로 찍으면서도 그 풍경 속에 사람이 있는,사람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사진에 관심이 많다.
길을 떠나서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과 인상을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