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집으로 가는 길
찬란한 불빛들의 너울 사이로
검은 옷의 광부가 부스럭거리며 걸어간다.
아버지다.
주점이 늘어서 있는 거리를 그냥 지나친다.
술 생각이 나지만 말이다.
웃으며 기다릴 가족 생각에
고개를 가로 젓는다.
아버지가 걸어가는 뒷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어깨 위의 측은한 무게감과
짓눌린 발걸음소리가 어둠을 흔든다.
아버지는 오늘도 술을 굶었다.
박병문 작가는
태백 출생, 현재 오투리조트에서 근무.
2010년 제 24회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2013년 제 1회 최민식 사진상 특별상 대상 등 여러 수상경력.
2014년 ‘아버지는 광부였다’ 개인전. 2013년 성남시청 초대전 '태백의 사계', 2014년 대한민국 국회초대전
'웅비하는 대한민국 그러게 말이다' 등 여러 단체전.
저서로 ‘금대봉의 야생화’, ‘아버지는 광부였다’ 사진집이 있다.
발검음이 무거워 보입니다. 한잔의 유혹에도 가족을 그리며 돌아서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