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이 자리한 영종도.
간척사업으로 인해 지금은 거대하고 평평한 섬이 됐지만,
영종도의 서쪽 해안은 자연의 모습이 아직 남아있다.
옛 용유도의 풍경이다.
‘용유도’는 이곳 해안선의 모습에서 유래했다.
용이 물 위에서 놀고 있는 모습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은 용의 몸뚱이, 울퉁불퉁한 바위 표면은 용의 비늘 같다.
선녀바위라 불리는 이곳은 유독 자연의 힘이 넘쳐난다.
해수욕장의 금빛 모래를 뭉치고 조각도로 무늬를 새긴듯하다.
특히 해질 무렵이면 바위색은 붉게 물들고 절리들은 더 선명해진다.
용유도와 영종도 사이의 간석지와 수많았던 섬들.
이제 그곳은 평지가 됐고 고속도로가 열렸다.
간척지였다는 기억도 희미할 정도다.
공항을 찾는 분주함에
사람들은 섬을 가로지르는 동안 바다의 흔적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다.
나들목마다 개발도 한창이다.
골프장과 위락시설, 호텔, 카지노 등 육지의 익숙한 풍경을 똑같이 옮겨놓는 중이다.
영종도가 육지가 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김병구 작가는
국민대학교 졸업.
영화지 필름 2.0과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DAZED&CONFUSED) 포토그래퍼
현재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