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1991)된 인도네시아 프람바난 사원군(Prambanan Temple Compounds)은 힌두사원인 프람바난 사원 외에 불교사원인 세우(sewu)사원을 포함한다. 이 사원은 금강경 만다라의 원리에 따라 건축되었으며 그 중앙은 비로자나불이다.세우사원에서 잃어버린 유적의 흔적, 잘못 맞추어진 돌의 퍼즐을 찾아보았다.
인연은 영겁(永劫)에 걸쳐 일어나는 만남의 연결선이며 고리(環)이다. 역사유적의 퍼즐 맞추기는 흩어진 돌조각에서 나온 불안정한 정서가 조형적 방식에 의해 정렬된 모습으로 나타난 흔적으로 보인다. 과거의 온전한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 원본 설계도가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복원이란 기억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보르헤스는 “상상력이란 것은 기억과 망각에 의해 만들어지는, 그 두 가지를 섞어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점점 흐릿해져 가는 기억과 망각의 고르지 못한 진행과정에서 나오는 그 상상력이 복원의 기초가 된다.
남겨진 돌의 불안, 열망을 품은 폐허의 돌, 다시 돌아와야만 형상이 되고 부처와 보살이 되는 꿈, 돌아오지 못하고 영영 꿈으로만 남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돌의 인연. 잘못 끼워진 유물의 퍼즐에서, 빛으로 모든 세계를 포용하며 광명을 두루 비추겠다는 비로자나불과 제3의 눈빛으로 모든 것을 태워버리겠다는 시바신이 보였다. 상상력이 부족한 자들은 그 부족함으로 인해 나는 빛이요라고 부르짖을 뿐이다. 침묵하는 대상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은 복원자의 몫이다. 제대로 복원하지 못하는 미천한 지식과 빈약한 상상력을 경계할 뿐이다.
김성훈(아이디: norlam)작가는
부산 출생이며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쌍용투자증권 등 금융 파생상품 관련 기업에서 근무.
건강회복의 일환으로 명상수련과 절집, 왕릉, 폐사지 등의 문화유산 답사기행과 걷기여행을 시작하였다.
법륜스님의 글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잘된 것이다-라는 글귀를 늘 염두에 두고 산다.
늘어만 가는 음반, 공연장 티켓, 그동안 모아둔 수많은 내한공연 연주자 사인이 있는 포스터를 한적한 시골 창고 작업장 같은 곳에 패널로 걸어놓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중 하나이다.
근래는 이미지 인문학, 디지털 미학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