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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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한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다이빙장비와 촬영장비 등등 현실에 부딪히는 문제들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그곳을 이번에 큰 맘 먹고 찾아가 보기로 했다.

사실 한 번도 가보지 못했고 인터넷 사진으로만 확인하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막상 그곳에 가서도 무엇을 어떻게 촬영을 해야 할지, 언 듯 감이 오지 않았다.


괜스레 고생만 하다 허탈하게 돌아와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함에 그곳을 찾아 떠나는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았다.

새벽에 출발하여 2시간 30분 남짓 걸려 도착한 입구에서 주차를 하고 장비를 챙겨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첫 출발지점부터 급한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 가다 보니 1km도 못 갔는데 벌써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그렇게 가다 쉬다를 반복하여 2시간 30분여 만에 폭포 입구에 도착하니, 이곳에서 또 500m가량 가파른 길을 걸어서 내려가야 했다.
무거운 장비를 메고 조심조심 내려 가다 보니, 다이빙과 촬영을 마치고 이 길을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
그렇게 내려간 그곳에서 상단·하단으로 나뉘어 있는 폭포의 하단폭포와 마주하였다.

규모가 그리 큰 폭포는 아니었지만, 이끼로 뒤덮여 있는 폭포의 모습이 굉장히 예쁘게 보였고, 이 폭포와 마주한 것만으로도 여기까지 힘들에 온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 동안 하단폭포를 감상하고, 상단폭포에 올라갈 준비를 하였다.
상단폭포에 가기 위해서는 약 10m 정도 되는 높이의 가파른 암벽을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우선 가지고 온 다이빙슈트로 갈아입고, 다이빙장비를 착용하고 밧줄을 잡고 상단으로 올라가서 장비를 내려놓고 다시 내려와서 촬영장비를 메고 올라 갔다.

상단폭포에 올라 폭포를 바라보니,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폭포 위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 모습이 연상이 되었다.
폭포 주변에 넓게 퍼져있는 이끼와 주변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원시림에 들어와 있는 듯 참 예쁘게 보이고, 수심이 꽤 깊어 보이는 폭포 아래에 있는 옥색의 맑은 물은 차갑고 신비롭게 보였다.


나는 다이빙장비를 착용하고, 촬영장비를 챙겨 옥색의 신비롭게 보이는 그 속으로 들어갔다.
첫 느낌은 “아~ 춥다”였다. 차가워 보이는 물색만큼이나 수온은 낮았다.
장비를 짊어지고 걸어야 했기 때문에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얇은 슈트를 가지고 온 탓에 추위는 감내해야 했다.
물속 내부는 커다란 방처럼 직사각형의 형태로 바닥에는 큰 돌들이 쌓여 있고, 폭포 아래쪽으로 갈수록 깊게 기울어 있었다.

 

폭포 아래쪽으로 가다 보니 바닥에는 마치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입구처럼 보이는 사각형 형태로 움푹 패어 있는 곳이 있고, 그곳에 크고 기다란 나무가 바위에 기댄 채 하늘을 향해 약간 휘어져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이무기가 승천하기 직전의 모습처럼 신비롭게 보였다.
옛날사람들은 신성해 보이는 이곳에 이무기가 살고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물속에 있다 보니, 온몸에 한기가 넘쳐나 덜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나의 얼굴과 입술색도 파랗게 변하여 마치 물색과 하나가 된 듯하였다.
물론, 추위에 떨어서 그렇게 된 것이지만…. 마치 다른 세계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에 그곳의 모습이 한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끼 위에 사람들이 마구 올라서면서 이끼가 훼손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점이다. 폭포 아래쪽에서 감상을 해도 충분한데,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좀 더 높이 올라 사진을 찍으려는 바람에 등산화에 밟히는 이끼들이 훼손되고 있었다.
아름답고 훌륭한 자연경관만큼 이곳에 오는 등산객들도 욕심은 조금 내려놓고 감상한다면, 좀 더 잘 보호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황중문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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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며 주말엔 다이버로 변신한다.

CMAS master instructor

Ic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Rescue diving  Specialty instructor

Nixtrox dving  Specialty instructor

응급처치 CPR강사

생활체육 스킨스쿠버 심판

대한핀수영협회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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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을

2015.08.26 10:26:46

첫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게 나무였군요. 참 신기합니다. 어찌 나무가 돌처럼 보일까요?

rp33

2015.08.26 11:55:24

나무위에는 뻘이 쌓여 있답니다.
미세하고 가벼운 뻘이라 아주 약한 물살에도 일어나더라구여.
누가 일부러 가져다 놓은것은 아닌것 같은데,
하늘을 향해서 길게 누워있는 모습과 계곡의 신성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져...
옛날사람이 봤다면, 이무기라 생각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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