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2009년)된 조선왕릉은 주로 서울 근교 동쪽 동구릉과 서쪽 서오릉, 서삼릉에 있다. 그렇다면, 왕자와 공주 묘역이 가장 많이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집트 서테베 지역에 왕자의 계곡이 있다면 규모 면에서는 한참 못 미치지만 이야기의 아기자기함과 드라마틱한 점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한국판 왕자의 계곡이 고양시 고양동 대자리(大慈里) 지역에 있다. 간단히 살펴보면 비운의 단종 누나, 경혜공주 를 비롯한 성녕대군, 원천군, 이성군, 우산군, 정혜옹주, 숙휘공주 등등과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 첫째아들인 경안군과 그의 후손 임창군, 임성군, 밀풍군등 20여기의 묘소가 몰려있다.
그리고 고양시 고양동에는 속칭 벽제 화장장으로 불렸던 서울시 장묘사업소(승화원)가 있다. 통일로 IC에서 나오면 오른쪽이다. 그곳을 바라보는 관음상이 보인다. 삶과 죽음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지만 죽음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우리는 타인의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운다. 흘러가는 것들을 아쉬워하면서 손을 흔들지만 우리 역시 죽음을 향하여 흘러가는 중이다. 마지막 아쉬움은 흘러가는 시간에 묻어둔채…
2.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 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내 마음에 꿈을 심은, 불타는 태양 밑에 울부짖는 사하라, 아라비아 음악에 젖어서 이리저리 춤도 추어 보고, 바이킹이 되어서 푸른 바다에 나가도 보고, 내 마음에 꿈을 펼친 환상의 아라비안 나이트…. 어디로 가든 그게 그거인 사막에서 굶주림을 방황으로 달래며 막막한 시간을 죽여야 했을 것이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그렇다고 가지 않을 수도 없는, 어디를 보아도 그게 그것인 사막에서 눈은 텅 비어 있는 먼 곳을 날마다 바라보면서 홀로 사막을 떠돌아다녀야 했을 것이다….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本然)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유치환 생명의 서, 김준선 아라비안나이트, 최승호 쌍봉낙타, 부분 변용)
김성훈(아이디: norlam)작가는
부산 출생이며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쌍용투자증권 등 금융 파생상품 관련 기업에서 근무.
건강회복의 일환으로 명상수련과 절집, 왕릉, 폐사지 등의 문화유산 답사기행과 걷기여행을 시작하였다.
법륜스님의 글 중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잘된 것이다-라는 글귀를 늘 염두에 두고 산다.
늘어만 가는 음반, 공연장 티켓, 그동안 모아둔 수많은 내한공연 연주자 사인이 있는 포스터를 한적한 시골 창고 작업장 같은 곳에 패널로 걸어놓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중 하나이다.
근래는 이미지 인문학, 디지털 미학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