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표정
숲길을 걸을 때
쫓기듯 바삐 갈 게 아니라
나무들의 표정도 살펴가며
천천히 걸을 일이다
화난 표정이면 달래주고
슬픈 표정이면 위로도 해주고
기쁜 표정이면 같이 웃어주고
나무들이 다리를 공중으로 뻗어서
하늘을 성큼성큼 산책하는 모습
먼 산의 풍만한 풍경
나무들의 섹시한 포즈도
상상해 보면서 이리저리 살펴보며
여유롭게 숲길을 걸을 일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나무들의 표정도 환하게 풀리고
플라타너스는 다양한 무늬의
신비로운 추상화도 보여주고
편백나무는 눈 똥그랗게 뜨고
고요한 숲의 이야기를 전해 줄 것이다
정석권 작가는
전북대학교 영문과에 재직 중이며
사진과 글을 통해서 일상의 모습들이나 여행지에서의 인상을 기록해왔다.
풍경사진을 위주로 찍으면서도 그 풍경 속에 사람이 있는,사람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사진에 관심이 많다.
길을 떠나서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과 인상을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