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7월 중순 들어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다.
봄 추수가 끝났으니 여름 농사를 서두르라고 알려주는 표시이다.
콩도 훌쩍 컸고, 들깨도 철에 맞춰 자랐다. 여름 꽃도 한창이다.
전라도에서 잘 여문 옥수수를 보내왔다.
옥수수가 도착하자마자 손길이 바쁘다. 온 식구들이 둘러앉아 껍질을 벗겨서 몇 바구니나 되는 옥수수를 가지런히 정리했다. 일을 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을 구분하여 담는다. 90세가 다된 분이 애써 농사지어 보내신 것에 감탄하고, 가뭄 속에서도 옥수수가 잘 여문 것에 감사한다. 원장님은 힘에 부치시지만 귀한 옥수수 상할까 봐 잠시도 손을 놓지 않으신다.
부리나케 몇 솥이나 옥수수를 쪄서 온 동네에 나눈다.
주말농장 사람들도, 동네 사람들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전라도 옥수수를 맛본다.
잠시 만에 옥수수 배분이 끝났다.
수도원 식구들은 오늘도 그렇게 모든 것을 욕심 없이 비우신다.
받은 대로 나누고, 부족하면 아껴 쓰고, 자연이 주는 이상으로 욕심을 부리지 않으신다.
오늘도 집으로 돌아오는 내 몸과 마음은 방금 쪄낸 뜨거운 옥수수 기운으로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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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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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차 직장인이다.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몇 번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쪽방촌 작업을 5년째 진행 중이고, 기독교 수도원 작업은 8년 정도 되었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의 첫 구절 여시아문(如是我聞)에서 따 온 것이다.

‘내가 본 것’을 나의 느낌으로 보여 주고자 함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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