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쪽방에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같이 살던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떠나고 서너 명 남은 쪽방 건물에 주인은 전기도, 수도도 끊어버렸다.
아직 떠나지 못한 이들은 어둠보다 더 짙은 외로움 속에서 날마다 긴 밤을 지새우고 한숨의 아침을 맞는다.
좁은 방에 불이 날까 두려워 촛불도 켜지 못한다.
전깃불 없는 어두운 방보다 그나마 빛이 들어오는 복도에 마련한 잠자리가 차라리 낫다.
옆방의 벽은 이미 허물어졌고, 화장실 문은 뜯겨나가고 그마저도 공사 폐기물로 막혀버렸다.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 입주자들을 일방적으로 쫓아내는 집주인에 반대하던 목소리는 사라졌고, 누구도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어디로 갈 데도 없다.
18년 동안 같은 쪽방에서 살아온 84세 할아버지는 오늘도 구멍가게에서 산 우유와 물과 컵라면으로 하루를 보내고 두려움의 밤을 맞는다.
“어두워지면 외롭고 두려워서 죽을 거 같아…. 자살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그의 옆에는 큰 액자가 놓여 있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조용하게 행복하게…. 남을 돕는 일 낙으로 삼고…. 때가 되면…. 다소곳이…. 한 송이 꽃처럼 살고 싶다.’
김원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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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차 직장인이다.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몇 번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쪽방촌 작업을 5년째 진행 중이고, 기독교 수도원 작업은 8년 정도 되었다.
여시아견(如是我見)은 금강경의 첫 구절 여시아문(如是我聞)에서 따 온 것이다.
‘내가 본 것’을 나의 느낌으로 보여 주고자 함이다.
쪽방촌, 수도원, 소소한 일상, 이 세 가지 주제가 내가 카메라로 보고 있는 것들이다.
내가 카메라로 본 세상, 그것이 여시아견(如是我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