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gbh01.jpg gbh02.jpg gbh03.jpg gbh04.jpg gbh05.jpg gbh06.jpg gbh07.jpg gbh08.jpg gbh09.jpg gbh10.jpg gbh11.jpg gbh12.jpg

 

#125 장마

어떤 사람은 헤드랜턴으로, 어떤 사람은 핸드폰 손전등으로 앞을 비추며 전날 예초기 놓고 온 곳까지 산을 올라갔다. 거기서 풀과 묘목들이 식별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일을 시작했다. 정오까지.
 
 어느 날은 갈등이 유난히 심해 일을 마치고 결국 한 사람이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나만 힘들게 일했어!” 하며 내일부터 일 나오지 않겠다면서 갔다. 그 전에 두 명이 왔다 갔는데 한 사람은 하루 일해보고는 도저히 안 되겠다며 갔고, 또 한 사람은 깜깜할 때 산을 올라가는 도중 도저히 못 올라가겠다며 일도 하지 못하고 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만 힘들게 일하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드는 힘겨운 날들이든, 어떤 경우든 묵묵히 자기 앞길을 작업해나가는 사람이 결국 마지막 날까지 남아있게 된다. 산을 닮아간다는 게 그런 사람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가붕현 작가는

 

“눈에 보이는 걸 종이로 들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하도 신기해서 찍던 시기가 있었고, 멋있고 재미있는 사진에 몰두하던

g1001.JPG

 시기도 있었고, 누군가 댓글이라도 달아주고 듣기 좋은 평을 해주면 그 평에 맞는 사진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 사진가 위지(Weegee, 1899~1968)의 사진들이 잊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진들이었습니다. 지루하고 반복 되는 일상생활 속에 나와 우리의 참모습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래 촬영하다보면 알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믿고 카메라를 들고 다닙니다. 제가 알게 될 그 참모습이 무언지 궁금합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댓글 작성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List of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