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롯데타워가 하루가 다르게 괴물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그 괴물은 완전 변태하여 도시의 상징으로 군림한다. 그것은 괴물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가히 변태적이다.
» 와온의 빛이 그리웠다. 그러나 봄비만 추적거리며 내리고 와온은 짙은 안개에 갇혀있었다. 그래도 봄비를 맞으며 그곳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다. 보지 못한 와온의 빛은 그리움이 될 것이었다.
» 바다에서 봄 내음을 맡기란 여간 어렵지 않았다. 3월의 바다에 불어온 바람은 깨어나던 몸을 움츠러들게 하였다. 3월의 바다는 늘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저 바다까지 봄이 오려면 꽃샘추위는 다 지난 후나 되어야 할까?
» 강바람이 제법 따스한 날, 한강공원의 편의점에서 사온 막걸리를 놓고 인생을 논하는 중년을 보았다. 봄은 오고 있었지만 그들의 삶은 여간 퍽퍽해 보이지 않았다. 3월인데도 미세먼지에 변태스러운 롯데타워가 희미하게 갇혀있다.
» 봄이 오는 3월임에도 최근 5년간의 사진은 어둡다. 도시의 삶 덕분이다. 걷기를 잃어버린 도시의 삶, 문명의 편리에 길든 까닭이다. 여전히 차가운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갈매기들처럼 나도 그렇게 흔들리고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