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 당신은 그 동안
‘삼덕’은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에서 일광 IC를 빠져나오자마자 기장방면으로 보이는 언덕에 기대어 있는 마을의 명칭이다. 행정구역상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면 삼덕(三德)마을은 천주교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3가지 덕목인 믿음, 소망, 사랑 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삼덕마을은 부산 용호동에 소재했었던 국립용호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음성 한센인의 자립촌으로 1961년 2월에 조성되었으며 음성 한센인들의 자립을 위해 부산의 용호동 프란체스코회 본당에서 자체 기금을 모아 마을 부지를 구입하고 택지를 조성하였다. 그 후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6평 규모의 35동 슬러브주택을 지어 약 250명을 집단 이주시켰으며, 1973년도에 삼덕마을은 경상남도 양산군에 이관이 되었다가 1995년 부산광역시에 편입이 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인문지리학자인 이푸투안(Yi Fu Tuan)은 그의 저서 ‘공간과 장소’에서 ‘장소애(topophilia)’라고 처음 언급하였다. 이푸투안은 ‘모든 민족에게 환경은 단순한 자원을 넘어 깊은 정과 사랑의 대상이자 기쁨과 확실성의 원천이다’라고 말하며, 인간의 장소에 대한 이러한 태도를 ‘토포필리아’라고 일컬었다. 그는 책에서 사람도 환경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환경문제를 고려하며, ‘환경과 그에 대한 세계관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월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라져가는 것과 지역발전과 개발수익사업이라는 명목하에 분별없이 스러져가고 파괴되어가는 삶의 역사가 축적된 물리적인 장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이 흐르고 오랜 시간이 축적되어온 정겨운 공간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오랜 삶의 터전인 삼덕마을이 지금 큰 변화의 변곡점에 서 있다.
동부산 개발붐의 여파가 60년 역사의 삼덕 마을에도 불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떨어져 나온 이들을 보듬고 키워낸 삼덕이라는 장소는 단순한 땅이름으로 한정될 수는 없다. 우리 삶과 함께해온 또 다른 수많은 ‘삼덕‘이라는 공간들을 상상의 조리개로 오래도록 보고 싶다.
사진 마을 식구 여러분 새해에도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 가득 누리시길 바랍니다.
삼덕의 믿음, 소망, 사랑이 고스란히 사진에 보여 놀랐습니다.
삼덕의 아름다운 봄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네요.
작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