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의 시간과 알파의 시간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길이 있다.
밀물의 때에는 길이 아니었으나, 썰물의 때에는 길이다.
언제든지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기에
썰물의 때에 드러난 길을 걷는 행위는 남다르고 특별하다.
그래서일까?
길이 드러나길 기다렸다가 걷는 이들이 있다.
길이 드러나고 처음 걷는다는 것은 마치,
하얀 눈 위에 구둣발자국을 남기는 것과도 같지 않을까?
그런데,
사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길은 누구도 걸어가지 않았던 길이다.
일상 앞에 놓여진 길이지만,
지금 내가 걷는 그 순간, 그 시간의 길은 누구도 걷지 않았던
특별한 길이 아닌가?
우음도에 들렀다가 궁평항으로 향했다.
해는 뉘엿거리며 내일을 기약하는 시간인데, 길은 이제 막 열렸다.
오메가의 시간과 알파의 시간이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