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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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봄이 왔을 뿐이다
 
 
길은 물길과 같다.
도도한 물길을 막으면 물은 돌고돌아 갈 길을 간다.
길을 막으면 돌고돌아 갈 길을 간다.
 
‘폴리스라인’이라는 길을 막고 있는 거대한 장벽,
괴물 같은 저 흉물스러운 구조물을 처음 본 것은 MB 정권 때였다.
국민들의 생활은 늘 그 자린데,
시위집압장비만 최첨단으로 발전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났다.
MB 정권은 길뿐만 아니라 물길도 막았다.
돌고돌아갈 길조자 잃은 물은 고여서 썩어버렸고,
거대한 장벽 뒤에서는 온갖 추잡한 음모들이 횡행했다.
 
옳은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종북, 빨갱이 딱지가 붙여졌고,
많은 이들은 타락의 절정에 이른 뻔뻔함에 익숙해졌다.
4대강만 썩은 것이 아니었다.
폴리스 라인을 방패 삼아 길을 막은 이들은 장벽 뒤에 숨어
온갖 불의한 일들을 자행했다.
 
마침내 물길이 열리고, 길이 열렸다.
길이 열리자, 봇물처럼 봄이 왔지만 이제 봄이 왔을 뿐이다.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한남교회 담임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
 
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

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fkim11.jpg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
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
 
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
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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