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버들길
거여동 재개발지구 골목길 집들에도 주소표지판이 붙어있다.
그래야,
개발을 할 때에도 개발이 된 뒤에라도 행정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잔버들길’이라는 주소 표지판이 보인다.
‘잔버들’이라면, ‘작은 버들’ 정도가 되겠다.
큰 버들 말고 작은 버들, 한강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으니,
한강과 이어진 성내천을 따라 잔버들도 많이 있었다.
어릴 적,
아버님이 “얘, 잔버들이 아무개 집에 좀 갔다 와라!” 하시면, 나는 헛갈리는 지명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새팽이, 잔버들이, 웃말, 아랫말, 작은말, 큰말 등으로 불리던 동네이름은 늘 헛갈렸다. 철거민들이 들어와 마을이 형성되면서 옛 이름들은 자취를 감추고, 개미마을, 새마을동네 등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개명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마치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운동처럼 말이다. 성내천을 따라 아직도 잔버들은 남아있으나 잔버들이라는 동네는 사라졌다.
그래서 사라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