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39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에 동지 모여~”
80년대, 참으로 많이 불렀던 노래였다.
결연했지만,
당시 불리던 운동가요에 비하면 무척이나 부드러운 노래였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마침내 하나 됨을 위하여!”
그때는 곁에 있는 친구들의 손이나 어깨를 꽉 잡고 동지애를 느꼈다.
어느새 30년이 훌쩍 지났고,
그때 그 노래를 함께 부르던 친구들은 50대 중반도 넘어선 나이가 되었다.
서로 바쁘게 살아가다 이제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살아보니 삶이 무엇인지 득도한 것인지, 이제서야 보고싶어한다.
“뭐할래?”
“그냥, 걸으며 얘기나 하지 뭐.”
“그래, 그냥……. 뭐 거창할 것도 없이 그냥 얼굴이나 보자.”
비바람이 불던 바람의 언덕, 저마다 우산 하나에 둘씩 짝지어 걸어간다.
함께 가는 것이 이렇게 보기에도 좋은 것이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