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의 꽃을 찾아 떠난 여행 - 노루귀
이것을 보면 저것이, 저것을 보면 이것이 보고 싶다.
이것을 볼때 이것을, 저것을 볼때 저것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삶의 고수라해도 좋을 것이다.
꽃은 같은 종이라도 약간의 다른 특색으로 인해 수식어를 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수식어는 때론 권력 같은 것이어서 그곳이 아니면 만날 수 없다.
제주도에는 애기노루귀가 많다.
육지에서 들으면 놀랄 일이며, 애기노루귀를 만날 수 있느니 좋겠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늘 육지의 노루귀를 만나고 싶었다.
청노루귀, 제주도에서는 눈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다.
기어이 때를 맞춰 그를 만났을 때의 황홀함도 잠시, 서해의 섬에 사는 분홍색 노루귀를 만나고 싶었다.
배를 타고 그를 만났다.
왜 보고 싶은 것들은 그리도 멀리만 있는 것일까?
아니, 그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는 것을 그리워한 것이겠다.
내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것들에는 눈 멀고, 어쩌면 아무 상관없을 수도 있는 것에 집착하는 병이리라.
노루귀처럼 쫑긋거리며 노루귀 피어나는 봄이다.
우리네 역사도 봄처럼 피어나면 좋으련만 저기에 있는 너무 큰 기댄가?
김민수작가는
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넘 귀엽고 예쁘네요.
너무 보고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