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내밀하고 은밀하다.
다 보여주지 않고 감추기에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재개발지구의 밤, 골목길을 걷다가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와 전깃세를 축내며 우뚝 서있는 붉은 네온 십자가를 본다.
나는 애국심 불타오르거나 신 앞에 무릎을 꿇고 겸손해져야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 끝에 입술을 타고나온 말은 곱디고운 말일 수 없었다.
바른말이란, 곱디 고운 말이란, 신앙이란, 애국이란?
재개발지구의 밤,
좁디좁은 골목길은 길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걸어가는 행인의 발자국 소리로 가득 찬다.
김민수작가는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