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난감
좀 쌀쌀한 가을 날에 열린 후쿠시마 우리학교 가을마당.
오전 참관수업을 마치고
오후엔 마당(작은 학교 운동장)에서 작은 잔치가 벌어집니다.
작은 무대가 설치되고,
탁자와 의자들이 놓이고,
마당 한 편에선 어머니들이 여러 가지 먹을거리를 만들어 판매를 합니다.
지짐이, 잡채, 야끼소바, 고기 등등
탁자 위엔 숯불이 피어오르고,
맥주와 막걸리를 나누며 이야기꽃이 피어납니다.
아이들의 재롱이 펼쳐지고
어른들의 노래와 춤판도 이어집니다.
모두들 흥에 겨운 때
선생님들이 펼쳐놓은 게임과 먹을거리 좌판 앞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먹방 투어에 나선 유치원 막내 3살 나유!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사달라고 보채지만 할아버지는
얄궂게도 얼른 사주시지 않습니다.
결국 나유의 울음이 터졌습니다.
할아버지는 대략 난감입니다.
나유를 달래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나유는 눈물로 할머니께 이릅니다. “할아버지가 안 사주세요! 할아버지 미워요!”
이때 나타난 멋진 사나이가 있었으니, 1학년 유기입니다.
두 손으로 나유의 눈물을 닦아주고, 나유의 서글픔을 달래줍니다.
이 모습을 뒤에서 웃으시며 바라보시는 나유의 할아버지 할머니.
손자사위로 점찍으신 건 아니시죠!?
강원도 산골(내린천이 흐르는 곳) 출신으로
금융기관 전산부,
중소기업 경리부 등에서 일 하였고,
1999년 일본에 옴,
평범한 직장인으로 주말이면 카메라 메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일본의 풍경(신사, 절, 마쯔리 등등)과 조선학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하대학교,
도쿄도립대,
유통경제대학원에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