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죠호쿠 조선학교에는 작은 거인이 한 분 계십니다.
올해 여든둘의 김태문 고문님.
교토에서 태어나
조선인에 대한 심한 차별로
소학교도 제대로 다니질 못하셨습니다.
배고프고 가난한 시절
시골 바닷가 시마네로 갔다가
20대 중반에 오사카로 오셨습니다.
일본 패망 후
고향 경상도로 돌아가려고
짐을 꾸렸는데
친구가 병이 나서 못 돌아가고
친구와 함께 일본 땅에 남으셨습니다.
부모님이 짝지어주신 분과
혼인을 하고
딸 둘에 아들 하나
큰딸도 벌써 환갑이 넘으셨다고…….
귀여운 아들딸이 다니던 학교를 위해
틈나는 데로
만들고, 짓고, 심고, 고치고, 치우고.
그 굵고 거친 손,
손이 안 간 곳이 없습니다.
지난 9월 5일 태풍에
60년 된 목조건물의 지붕이 날아가고
2층 교실 천정이 폭포가 되었습니다.
태풍과 빗물에 망가진
천정,
마룻바닥,
내려가서 올라올 줄 모르는 피아노 건반,
가슴이 미어지고 찢어집니다.
이젠 지붕에 올라가는 것도 힘에 겨우시다면서도
내일 있을 운동회 걱정에
오늘도 거친 손 잠시도 놀리지 않습니다.
저 귀여운 아이들을 위해!!!
강원도 산골(내린천이 흐르는 곳) 출신으로
금융기관 전산부,
중소기업 경리부 등에서 일 하였고,
1999년 일본에 옴,
평범한 직장인으로 주말이면 카메라 메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일본의 풍경(신사, 절, 마쯔리 등등)과 조선학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하대학교,
도쿄도립대,
유통경제대학원에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