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루엣은 다 보여주지 않는다.
다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관음증을 유발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기도 하다.
관음증은 은밀함이며, 타인과 공유하지 않음이며, 동시에 다 볼 수 없음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감춰진 것에 대해 더 많은 호기심을 갖는다.
사실,
감춰지지 않고 다 드러났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보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다 본 것은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 자기를 온전히 다 볼 수 있도록 드러내는 것은 없다.
보았다고 하는 순간은 보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라는 말과 동의어다.
이것이 다 보여주지 않음, 실루엣의 미덕이다.
봄날이 막 끝나갈 무렵, 햇살은 여름처럼 뜨거웠다.
아직 겨울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연약하게 남아있었으며, 신록은 아직 여물지 않았다.
가는 것, 오는 것과 실루엣의 중첩 사이에서 나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김민수작가는서울생으로 현재 들풀교회 목사, 문화법인 ‘들풀’ 대표.2003년 ‘Black&White展’, 2004년 ‘End&Start展’2004, 2005년 ‘여미지식물원 초정 ’제주의 야생화 전시회’
2005년 북제주군청 초청 ‘순회전시회’
2011년 한겨레포토워크숍 '가상현실‘로 연말결선 최우수상, 한겨레등용작가2013년 지역주민을 위한 ‘들풀사진강좌’ 개설저서로 <내게로 다가온 꽃들 1, 2>,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생겼다?>, <하나님, 거기 계셨군요?>, <달팽이는 느리고 호박은 못 생겼다?>, <달팽이 걸음으로 제주를 걷다>,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 등이 있다.각종 매체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했으며, 사진과 관련된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사진과 글, 너무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난 주일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